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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18년전 가상 유서와 자살 전 유서 한 장.

by bissy&cuppa 2020.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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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자살 유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생전 남긴 유언장 내용이 10일 공개됐다.

박원순 시장은 유언장에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적었다.

박원순 시장은 전날 오전 10시44분쯤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다. 딸의 112신고로 경찰과 소방당국이 7시간에 걸친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오전 0시1분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박원순 시장이 숨지게 된 정확한 경위를 밝히고자 사망 전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동선 등 행적에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 부검 여부는 유족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박원순 시장은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가 과거 박원순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의 고소장에는 박원순 시장이 근무 중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고, 퇴근 후에는 수시로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사진과 문자를 보냈으며 A씨의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출처 연합뉴스




그리고 18 년전 그의 가상 유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되면서 18년 전 그가 가족에게 남긴 유언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2002년 박 시장이 출간한 책에는 생전에 그가 쓴 유언장이 담겼다. 수록된 유언장은 딸과 아들에 대한 사과로 시작한다.

박 시장은 “유산은커녕 생전에도 너희의 양육과 교육에서 남들만큼 못한 점에 오히려 용서를 구한다”며 “그토록 원하는 걸 못 해준 경우도 적지 않았고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나거나 함께 모여 따뜻한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한 점에서 이 세상 어느 부모보다 역할을 제대로 못 한 점을 실토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평생 농촌에서 땅을 파서 농사를 짓고 소를 키워 나를 뒷바라지 해주신 내 부모님은 내게 정직함과 성실함을 무엇보다 큰 유산으로 남겨주셨다”며 “하지만 나는 너희에게 제대로 시간을 내지도 못 했고, 무언가 큰 가르침도 남기지 못했으니 그저 미안하게 생각할 뿐”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래도 아빠가 세상 사람들에게 크게 죄를 짓거나 욕먹을 짓을 한 것은 아니니 그것으로나마 작은 위안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 부모님의 선한 심성과 행동들이 아빠의 삶의 기반이 됐듯 내가 인생에서 이룬 작은 성취들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바른 생각들이 너희 삶에서도 작은 유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인생은 돈이나 지위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최선을 다해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너희는 돈과 지위 이상의 커다란 이상과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 그런 점에서 아빠가 아무런 유산을 남기지 못하는 것을 오히려 큰 유산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어 박 시장은 아내에게 남긴 유언장에서 “평생 아내라는 말, 당신 또는 여보라는 말 한마디조차 쑥스러워 하지 못 했는데, 이제야 아내라고 써놓고 보니 내가 그동안 당신에게 참 잘못했다는 반성부터 앞서는구려”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변호사 부인이면 누구나 누렸을 일상의 행복이나 평온 대신 인권 변호사와 시민 운동가로서의 거친 삶을 옆에서 지켜주느라 고됐을 당신에게 무슨 유언을 할 자격이 있겠냐”며 “오히려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내 참회문이라 해야 적당할 것”이라고 남겼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아내에게 여러 가지 부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내가 당신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다면 몇 가지 또 처리해줘야 할 일이 있다”며 “내가 소중히 하던 책들, 이사할 때마다 당신을 고생시키며 모아온 그 책들은, 우리 아이들이 원하면 갖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어느 대학 도서관에 모두 기증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또한 “이미 안구와 장기를 생명나눔실천회에 기부했으니 그분들에게 내 몸을 맡기도록 부탁한다”며 “그다음 화장을 해서 시골 마을 내 부모님이 계신 산소 옆에 나를 뿌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장례식을 조용히 치러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내 마지막을 지키러 오는 사람들에게 조의금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내 부음조차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신문에 내는 일일랑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어느 날 이 세상 인연이 다해 내 곁에 온다면 나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겠다”며 “그래서 우리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이 생에서 다하지 못한 많은 시간을 함께 지냈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어 “무책임한 남편이 끝까지 무책임한 말로써 이별하려 하니 이제 침묵하는 것이 좋겠다”며 “감히 다시 만나자고 할 염치조차 없지만 그래도 당신 때문에 내가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었으니 나로서야 또 만나자고 할 형편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을 용서해 달라”고 고백했다.

박 시장은 다른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유언을 남겼다. 그는 “모든 분들에게 나는 큰 신세를 졌다. 많은 배움과 도움을 얻었다”며 “때로는 내 원만하지 못한 성격으로 상처를 입기도 했을 것이고 억지스러운 요구로 손실을 입기도 했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래도 우리는 함께 꿈꿔오던 깨끗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고, 그 못 다한 몫은 바로 이제 여러분들이 이뤄줄 것임을 믿는다”고 전했다.



기사출처 : 국민&연합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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